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블론디> 개요, 줄거리, 리뷰

by 더 꿈 2025. 3. 28.

영화 &lt;블론디&gt; 개요, 줄거리, 리뷰

1. 개요

영화 블론디 Blonde는 20세기 최고의 스타이자 문화 아이콘인 메릴린 먼로의 삶을 소재로 한 심리극 기반의 전기적 영화입니다. 영화는 앤드류 도미닉 감독이 연출하고, 주인공 메릴린 먼로 역에는 아나 데 아르마스가 출연했습니다. 그녀는 철저한 연기 변신과 함께 실제 먼로의 외형과 감성을 재현해 호평받았고, 2023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블론디는 메릴린 먼로라는 인물의 외면적 성공과 달리, 그녀의 내면적 고통과 정체성 혼란, 그리고 사회가 만든 여성 이미지의 폭력성을 심도 깊게 파고듭니다. 성적 대상화, 트라우마, 고립, 심리적 불안 등을 강도 높게 묘사하면서 관객에게 불편한 진실을 던지죠. 특히 영화는 그녀의 본명인 노르마 진과 대중이 만들어낸 메릴린 먼로 사이의 괴리감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기법적으로도 실험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흑백과 컬러 영상이 혼재되며, 화면비율이 계속 바뀌고, 비선형적 서사가 전개됩니다. 이는 관객에게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인물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체험하게 만들기 위한 연출입니다.

하지만 이런 예술적 접근은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일부는 영화적 성취와 대담함을 극찬했고, 또 다른 일부는 여성의 고통을 과도하게 전시했다는 비판을 했죠. 전기 영화라는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 영화는, 메릴린 먼로에 대한 재조명이라기보다 ‘이미지로 소비된 여성’의 상징적 초상에 가깝습니다.

 

2.  줄거리

 

영화 블론디는 실존 인물 마릴린 먼로의 생애를 따라가되, 그녀의 심리 상태와 정체성 혼란을 중심으로 비선형적 서사로 전개됩니다. 영화는 어린 시절 노르마 진이 정신질환을 앓는 어머니 아래서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녀는 아버지의 존재를 모르고 자라며, 어머니에게 학대당하고, 결국 고아원에 보내집니다.

이후 성인이 된 노르마 진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할리우드로 향하고, ‘메릴린 먼로’라는 예명을 얻게 됩니다. 그녀는 빠르게 스타가 되지만, 그 유명세와 섹스 심벌이라는 이미지 뒤에는 깊은 외로움과 트라우마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메릴린이 경험한 성적 착취, 강압적인 낙태, 사랑의 결핍, 이미지화된 여성으로서의 고통을 집중적으로 묘사합니다.

메릴린은 야구 선수 조 디마지오와의 결혼, 극작가 아서 밀러와의 결혼을 포함해 여러 남성과의 관계를 맺지만, 그 관계들조차 진정한 위안이 되지 못합니다. 영화는 그녀가 겪는 심리적 붕괴, 정체성 혼란, 그리고 점점 메릴린이라는 페르소나에 삼켜져 가는 과정을 몽환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그녀가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아버지의 부재’는 평생을 따라다니며, 그녀가 사랑을 구걸하게 만들고, 대중의 시선에 흔들리는 삶을 살게 만듭니다. 영화 후반부에는 약물 중독과 정신적 고립이 극에 달하면서, 그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마저 잃어갑니다. 결국 영화는 메릴린 먼로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그녀가 어떻게 고통의 굴레 속에서 점점 무너졌는지를 심리적 이미지와 상징을 통해 암시적으로 마무리합니다.

 

 3. 리뷰

 

블론디는 단순한 메릴린메릴린 먼로의 전기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메릴린 먼로라는 인물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모되고, 파괴되었는가 를 강하게 비판하는 심리적 해체극입니다. 대중이 알고 있는 화려하고 관능적인 스타 이미지 뒤에 존재했던 인간 노르마 진의 외로움, 공포, 상처를 전면에 내세우며, 할리우드 시스템과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소비해 왔는지를 정면으로 고발합니다. 아나 데 아르마스의 연기는 그 자체로 영화의 핵심입니다. 그녀는 외모적으로는 물론, 목소리, 표정, 심리 상태까지 먼로를 철저히 체화했습니다. 그녀의 연기는 불안정한 내면을 드러내는 고통스러운 시선과 폭발적인 감정의 진폭을 통해 마릴린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다시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연출 역시 상당히 실험적이며 일정한 플롯 없이 몽환적이고 단절된 이미지들, 흑백과 컬러의 반복, 스크린비율 변화, 환각적 사운드 디자인 등으로 관객을 마릴린의 불안정한 정신세계로 끌어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출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예술적 표현이라는 평과 함께, 피로하고 산만하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이 영화가 마릴린의 고통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또다시 그 고통을 전시하고 착취했다고 느꼈습니다. 반복되는 강간, 낙태, 오열 장면들이 때로는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고, “또 하나의 소비”라는 모순에 빠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결국 블론디는 마릴린 먼로를 단지 전기적으로 설명하려 하지 않고, 그녀가 감당해야 했던 ‘이미지’와 ‘세상’의 폭력성을 시적으로, 때로는 불편하게 보여주는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그녀의 삶을 사실적으로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답답할 수 있지만, 대중문화 속 여성의 정체성과 소외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