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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스> 줄거리, 특징, 감상평

by 더 꿈 2025. 4. 2.

영화&lt;원스&gt; 줄거리, 특징, 감상평

 

 

1. <원스> 줄거리

 

아일랜드 더블린의 거리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남자는 이름조차 밝혀지지 않은 채, 낮에는 아버지의 진공청소기 가게에서 일하고, 밤에는 기타 하나로 거리에서 자작곡을 부르며 살아갑니다. 그는 음악을 꿈꾸지만, 이미 꿈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 머물러 있죠. 과거 그에게 영감을 주던 연인과의 이별도 여전히 마음 한편에 짐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체코 출신의 여성이 그의 노래에 이끌려 말을 겁니다. 그녀 역시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강한 존재감을 가집니다. 이민자 신분으로 꽃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고, 어린 딸을 혼자 키우고 있으며, 피아노 연주에도 능한 그녀는 무심한 듯 따뜻한 눈빛과 담담한 말투로 남자에게 다가옵니다.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점차 가까워집니다. 그녀는 남자의 음악에 진심으로 감동하고, 그녀의 감성을 통해 다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찾게 됩니다. 피아노 가게에서 연습하는 장면, 밤길을 걸으며 멜로디를 나누는 장면들에서 둘 사이의 교감은 조용히 깊어집니다.

특히 그들의 첫 듀엣곡 ‘Falling Slowly’를 부르는 장면은, 말보다 더 강력한 감정을 전달하며 영화의 대표 장면이 됩니다.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두 사람은 아주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기대지만, 그 관계는 끝내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다. 그녀에게는 떨어져 지내는 남편과 딸이 있고, 남자 역시 과거의 사랑에 대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짧은 시간 동안 음악을 통해 서로의 인생을 바꿔주고, 각자의 삶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됩니다. 결국 남자는 그녀의 응원을 받아 런던으로 떠나고, 그녀는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해 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들이 맺은 관계는 어떤 사랑보다 진심 어린것이었지만, 반드시 함께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영화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2. <원스> 특징

 

원스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미학을 가진 작품입니다. 첫 번째로 눈에 띄는 특징은 초저예산 독립영화의 진면목이라는 점입니다. 제작비는 고작 15만 달러. 전문 배우 대신 실제 뮤지션인 글렌 한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를 캐스팅했으며, 대부분의 촬영은 실제 더블린 시내와 그 주변에서 자연광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촬영 방식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현실감을 부여하며, 영화의 진정성을 더욱 강화합니다.

두 번째 특징은 음악 중심의 서사입니다. 원스는 뮤지컬 영화처럼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노래를 부르지는 않지만, 음악이 그들의 감정과 관계, 성장의 모든 것을 대변합니다. 대사보다 음악이 많고, 오히려 음악을 통해 감정을 설명합니다. ‘Falling Slowly’, ‘If You Want Me’, ‘When Your Mind’s Made Up’ 같은 곡들은 영화 외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실제 아카데미 주제가상까지 수상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비전형적인 관계 묘사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을 이상화하지 않고, 현실적인 한계와 감정의 결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끌리지만, 어떤 확신이나 약속 없이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는 데 그칩니다. 결혼도 없고, 고백도 없고, 이별조차 확실하지 않지만 그들의 관계는 그 무엇보다 진실하게 다가옵니다.

네 번째는 도시의 질감입니다. 이 영화는 더블린이라는 도시의 공기, 소리, 빛을 아주 섬세하게 담습니다. 번잡한 거리, 허름한 아파트, 악기점, 버스킹 거리… 그 모든 공간이 스토리의 일부처럼 느껴집니다. 도시가 배경이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로 존재하는 셈이죠. 삶의 작은 순간들을 조명하는 감성을 지녔습니다.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보다, 스쳐 가는 인연이 남기는 울림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 결과, 영화는 누구나 가슴속에 한 번쯤 품어봤을 ‘아련한 기억’처럼 남습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만난 사람, 짧았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 그런 감정을 포착하는 데에 탁월한 섬세함을 보여줍니다.

 

3. <원스> 감상평

영화 원스를 처음 보고 나면, 마음속 어딘가가 조용히 건드려진 느낌이 듭니다. 큰 사건도 없고, 드라마틱한 전개도 없으며, 화려한 영상미나 자극적인 장면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영화는 이상할 정도로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 각자가 언젠가 한 번쯤 경험했거나 그리워했던 짧지만 특별한 인연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겁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야기보다 음악이 더 많은 것을 말한다’는 점입니다. ‘그’와 ‘그녀’가 처음으로 함께 연주하는 장면에서, 대사는 거의 없지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정서적 교감은 대단히 진하고 섬세합니다. 음악이 그들의 감정을 통역해 주는 동시에, 관객의 감정도 함께 이끕니다. 특히 ‘Falling Slowly’는 단순한 영화 삽입곡이 아니라, 그들의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내러티브 그 자체입니다. 이 장면 하나로도 영화 전체의 정서가 전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흔히 말하는 로맨틱 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남녀 주인공은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고, 키스신도, 고백도, 해피엔딩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결핍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사랑이 꼭 함께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인생에 스며들었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결국 그들은 함께하지 않지만, 서로에게 잊지 못할 흔적을 남깁니다. 그녀가 남편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남자의 음악을 도우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가 과거의 연인을 향한 감정을 음악에 담으며 자신의 삶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은, 현실적인 감정의 흐름을 굉장히 솔직하고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판타지가 아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의 감정선을 따라갑니다. 그것이 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보는 내내 삶이 꼭 거창한 변화를 겪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안을 줍니다. 이 영화에서 변화란,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움직임이 전부입니다. 그게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강한 감동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