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의 특징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로 분류되기엔 너무나도 섬세하고, 감정적으로 풍부한 작품이며 가장 큰 특징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완성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느리게, 감각적으로, 시적으로 그려낸다는 점이다.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 단순히 한 여름의 연애를 목격하는 것이 아니라, ‘첫사랑’이라는 감정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며, 결국 상처로 남는 모든 순간에 함께 머물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영화는 1983년 여름,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곳의 풍경은 매우 목가적이며, 햇살 가득한 나무 아래, 조용한 골목길, 낡은 별장, 과일이 익어가는 여름 정원 같은 자연적 요소들이 장면마다 등장합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생명력과 열정의 은유가 되고, 그 계절이 끝남과 동시에 사랑도 마무리된다. 이처럼 영화는 계절, 날씨, 배경의 변화까지 감정선에 맞춰 설계된 시각적 시입니다.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는 인물 간 대사보다 침묵, 눈빛, 손끝의 망설임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에서도 억제된 연출이 중심을 잡고 있으며, 덕분에 관객은 훨씬 더 내면 깊은 곳의 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음악은 영화의 정서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며 수플잔 스티븐스(Sufjan Stevens)의 오리지널 곡들은 엘리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투영해 주며 시로 만들 만큼 감성적으로 강렬한 느낌을 받습니다.
엘리오의 가족은 학자 집안으로, 고대 언어, 문학, 철학 등에 정통하다. 영화 내내 대사 속에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가 혼합되어 나오며, 이는 단순한 배경 설정을 넘어서 인물의 교양과 사고 수준, 그리고 감정의 깊이를 암시가 영화의 지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영화 입니다. 관객은 이 지적인 환경 속에서 두 인물의 사랑이 형식적이거나 감정 과잉에 빠지지 않고, 매우 고상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전개된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제목인 “Call Me by Your Name” 서로의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는 장면은 두 인물이 정체성을 공유할 만큼 가까워졌다는 의미이며, 사랑이란 감정이 타인을 자기 자신처럼 받아들이는 것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다. 이러한 감성적 언어, 시적인 비유, 고요한 연출이 어우러지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감정과 미학의 경계를 뛰어넘는 자체도 굉장히 시적인 작품으로 완성됩니다.
2. 줄거리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줄거리는 표면적으로는 한 여름 동안 펼쳐지는 한 청년과 한 소년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며, 결국 이별을 통해 깊어지는 전 과정을 담아낸 성장 서사이기도 합니다. 엘리오는 17세 소년으로, 여름이면 매년 가족과 함께 북부 이탈리아의 시골 별장에서 지내며 그의 아버지는 고전 문헌학 교수로, 매년 학문적인 인턴십을 위해 대학원생을 초청하는데, 그 해에는 미국 출신의 박사과정생 올리버가 찾아오게 됩니다.
엘리오는 처음엔 올리버에게 다가가는 것을 꺼리고, 그의 무심하고 쿨한 태도에 은근한 질투와 경계심을 품으나 시간이 흐르며 그는 점점 올리버에게 이끌리고, 그 감정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동경을 넘어서는 내면의 떨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올리버 역시 엘리오에게 끌리지만, 나이 차와 사회적 거리, 시대적 한계 등을 의식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려 합니다.
두 사람은 긴 시간을 들여 서로를 탐색하고, 감정의 경계를 넘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서로를 바라보는데 그러다 결국 엘리오의 고백이 관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생기게 되며 둘은 서서히 사랑을 나누고, 여름의 나날 속에서 서로에게 몰입하며 짧지만 깊은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 사랑을 극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격렬한 갈등 없이, 그들의 감정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타오르게 됩니다.
사랑이 무르익을 무렵, 여름이 끝나고 올리버는 미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는데 엘리오의 부모는 놀랍도록 관대하고 포용적인 태도로 두 사람의 관계를 받아들이며, 마지막 여행을 보낼 기회를 제공합니다. 두 사람은 버스를 타고 작은 마을로 여행을 떠나며 서로에 대한 감정을 마지막까지 확인합니다. 올리버가 떠난 후, 엘리오는 깊은 슬픔에 잠기지만, 동시에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전보다 더 성숙한 사람이 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오가 벽난로 앞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이별의 고통,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아름다운 기억을 응시하는 고요한 순간입니다. 이 작품은 감정이 시작되고 성장하며 이별을 통해 완성되는 구조를 가지며,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첫사랑의 보편적인 기억을 매우 독특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는데 감정은 폭발하지 않고 엘리오라는 인물이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자체가 성장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3. 평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2017년 개봉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평과 관객 모두에게 극찬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지 “동성 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첫사랑의 본질’을 정면으로 탐구하는 영화로 받아들여졌으며, 그 점이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비평가들은 영화의 서정적이고도 감성적인 연출을 특히 높게 평가했습니다. “감정을 억제하면서도 강렬하게 전달하는 능력”, “영화의 느린 리듬 속에서 점점 침투하는 슬픔”, “시처럼 다가오는 장면 하나하나”는 모두 찬사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시적 이미지와 감정의 조화를 통해 ‘영화는 곧 시’라는 사실을 증명한 연출가로 재조명되었습니다.
티모시 샬라메는 이 영화로 단숨에 전 세계적인 배우로 떠올랐으며 당시 22세였던 그는 엘리오라는 복잡한 감정의 캐릭터를 매우 섬세하고 풍부하게 표현해냈스니다.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최연소 배우 중 한 명이 되었으며 그는 첫사랑의 설렘, 혼란, 고백의 순간, 이별의 통증까지 모든 감정을 연기 라기보다는 살아내는 듯한 자연스러움 으로 표현했고, 특히 마지막 벽난로 장면은 수많은 관객을 눈물짓게 했습니다.
영화는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상, 남우주연상, 노래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도 올랐으며 각색상을 받은 제임스 아이보리는 당시 89세로, 아카데미 사상 최고령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골든글로브, BAFTA(영국 아카데미), 미국비평가협회, 전미비평가협회 등 각종 시상식에서 수십 개의 후보에 오르거나 상을 수상하며, 단순한 ‘소수자 영화’를 넘어 예술성과 감정적 진정성을 모두 인정받은 걸작이며 흥행 성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사랑은 특정한 형태나 규범에 속박되지 않으며, 누구에게든 처음 찾아오는 그 감정은 특별하다는 사실을 감성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으로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고, 사랑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다시 되새겼습니다. 이 작품은 이제 시대를 초월한 사랑 영화로 자리매김했으며, 한 편의 시처럼, 삶의 가장 눈부신 계절을 가슴에 새기게 만드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