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감독 소개
짐 자무시(Jim Jarmusch)는 미국 인디 영화계의 대표적인 거장 중 한 명으로, <패터슨>에서도 그의 독특한 연출 세계관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는 1980년대부터 <Stranger Than Paradise>, <Down by Law>, <Night on Earth> 등 실험적이고 비주류적인 영화를 만들어왔으며, 영화보다 음악과 문학, 철학에 더 가까운 예술 감성을 스크린에 담아냈으며 영화 철학과 스타일이 공통적으로 강렬한 사건보다는 정적인 관찰, 일상에 깃든 철학, 되풀이되는 시간 속에서의 미묘한 변화를 주는 테마로 자리합니다. 그는 영화를 통해 드라마틱한 것보다 진짜 삶은 작고 반복적이며, 그 속에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는 신념을 꾸준히 전해왔으며 그 신념이 정점에 달한 영화입니다.
<패터슨>은 뉴저지 주의 패터슨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버스 기사 패터슨은 이름과 도시 이름이 같으며 그의 일상을 일주일 동안 따라갑니다. 자무시는 카메라를 통해 시간을 느끼게 만이 영화 드며 사건을 축으로 삼지 않으며, 인물의 감정 폭발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몰입감과 울림을 주는 건, 자무시가 보여주는 지루함의 시적 해석 때문입니다.
자무시는 또한 음악과 침묵, 반복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감독입니다. <패터슨>에서 흐르는 음악은 일상 속 조용한 리듬과 맞물려 잔잔하게 흘러가며, 극적 장치 없이도 삶의 리듬을 느끼게 만듭니다. 또한, 시를 사랑하는 감독답게 실제 시인인 론 파젯(Ron Padgett)의 시를 영화에 삽입하여 주인공의 내면세계와 영화의 서정성이 맞닿도록 합니다.
짐 자무시는 이 작품을 통해 영화가 꼭 사건 중심적일 필요가 없음을 증명하며, 현대 관객에게 천천히 살아가는 감각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으며 빠르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한 이 시대에, 그는 영화가 느릴수록 더 진실할 수 있다는 철학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달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일 깨어 주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2. 줄거리 탐색
<패터슨>의 줄거리는 겉보기엔 매우 단순합니다. 주인공 패터슨은 뉴저지 주 패터슨 시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남자입니다. 그는 규칙적인 삶을 살고, 매일 아침 일어나 도시를 거닐며, 버스를 몰고,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집에 돌아와 아내와 식사를 한 뒤 술집에 가는 하루를 반복합니다.
그러나 이 반복 속에서 중요한 건 ‘겉으로 보이는 행위’가 아니라, 그 안에 축적되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시의 형성입니다. 그는 매일 아침 일기장에 시를 씁니다. 그의 시는 대체로 평범한 사물에서 출발하지만, 그 사물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남다릅니다. 이로 인해 관객은 사소한 것에도 시가 깃들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의 아내 로라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성향을 지녔으며, 흑백 패턴에 집착하면서도 사랑스럽고 따뜻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패터슨의 시를 전적으로 응원하며, 그가 시를 세상에 내보이기를 바랍니다. 이 부부의 관계는 갈등이 거의 없이 매우 평화롭지만, 그 평화 속에서도 서로 다른 리듬이 미묘하게 부딪히고 어우러지며, 현대적인 사랑의 또 다른 형태를 제시합니다.
일주일 동안 특별한 사건은 거의 없지만, 몇 가지 미묘한 변화들이 일어납니다. 버스 고장, 쌍둥이를 반복해서 마주치는 우연, 개와의 일상, 시집을 출판하라는 로라의 격려, 그리고 마지막 날 노트북에 시가 담긴 노트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가 시를 적은 노트는 애완견이 물어뜯어버렸고, 이는 그의 내면에 큰 충격을 안깁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습니다. 공원에서 만난 일본인 시인이 그에게 새 노트를 선물하며, 영화는 무(無)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끝맺습니다. 결국, <패터슨>은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시를 쓰고 사랑을 나누며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단조로움 속의 시적 감수성은 관객에게 “우리의 삶에도 시가 숨어 있다”는 통찰을 전하는 영화입니다.
3. 평가 및 후기
<패터슨>은 비평가들과 영화 애호가들로부터 느림의 미학과 시적인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현대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시적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관객들 역시 “보는 동안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것 같았지만, 끝나고 나니 마음 한가운데 무엇인가 남았다”는 식의 후기를 많이 남겼습니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정적인 미장센, 시의 리듬에 가까운 서사, 사소한 것들을 사랑하는 시선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로저 이버트 영화 사이트에서는 <패터슨>은 존재하는 모든 영화 중 가장 따뜻한 영화 중 하나이며, 우리가 일상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일깨워준다”라고 극찬했습니다.
영화가 사건 중심의 구조를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관객에게는 “지루하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반응도 일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관객들은 이 영화에 대해 “생각보다 훨씬 깊고 울림이 있다”, “자극 없는 영화에서 눈물 난 건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예술을 꿈꾸지만 현실 속에서 그 꿈을 숨겨두고 사는 이들에게는 패터슨의 삶이 공감과 위로를 동시에 안겨주는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음악 없이도 감정이 전달되는 섬세한 연출, 개성 넘치는 단역 인물들, 잔잔한 유머와 따뜻한 부부 관계 등은 영화의 정서적 온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패터슨>은 짐 자무시가 만든 ‘느림과 사소함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일상의 시적 가치를 발견하고 싶은 사람, 현대적 감성의 감성 영화에 목마른 사람, 그리고 생각을 천천히 따라가며 감정에 귀 기울이고 싶은 관객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내 삶도 사실은 이토록 시적이었음을 느끼게 해 준 영화였기에 한 번쯤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